
울산에서 시작한 주말 모임의 실체
솔직히 처음엔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주말마다 집에만 박혀 있는 게 지겨웠고, 누군가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전부였다. 그래서 검색창에 울산동호회를 쳤고, 대충 사람 좀 모이는 곳에 발을 들였다. 처음 나간 날은 정말 어색했다. 카페 대관료 명목으로 2만 원을 냈던 것 같은데, 이게 매주 나가는 게 쌓이니까 은근히 부담이 되더라. 3시간 남짓 앉아서 커피 마시고 뻔한 자기소개 하는 게 전부인 날도 많았다. 어떤 날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옆 사람 목소리도 제대로 안 들리고, 또 어떤 날은 분위기가 너무 쳐져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수십 번 했다.
재혼이라는 단어가 툭 튀어나오던 순간
모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쯤, 꽤 자주 나오는 사람들과 조금 친해졌다. 술자리도 한두 번 갖게 되니 자연스럽게 사적인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들 자기 과거를 너무 쉽게 꺼내놓는 거다. 한 번 다녀왔다는 이야기, 혹은 아직 정리가 덜 된 이야기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는 그게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느껴졌다. 어떤 분은 대구모임 쪽까지 원정을 간다면서, 거긴 또 분위기가 다르다며 나보고도 같이 가보자고 하더라. 대체 무슨 기준으로 사람을 만나고 판단하는 건지, 가끔은 내가 여기에 왜 나와 있나 싶은 현타가 밀려올 때도 있다.
생활비와 습관, 보이지 않는 벽
최근에는 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단톡방에서 생활비나 재혼 후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주제로 대화가 오가곤 한다. 남자들은 보통 ‘씀씀이’ 문제를, 여자들은 ‘생활 습관’의 차이를 제일 크게 꼽더라. 그걸 보면서 생각했다. 결혼이라는 게, 혹은 재혼이라는 게 결국 내가 편하자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와 끊임없이 맞춰가며 피로를 쌓는 과정인지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서류 하나 떼는 것도 복잡한 세상이라는데, 나는 아직도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평온함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왜 또 주말만 되면 습관처럼 모임 장소를 확인하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50대가 되어도 이상형은 그대로일까
가끔 유튜브에서 연예인들이 재혼하고 나서 소소하게 사는 일상을 보면 조금 부럽기도 하다. 강수지 씨나 이지현 씨 근황을 보면, 참 쉽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도 나름의 중심을 잡고 사는 것 같아서 묘한 동질감도 느껴지고. 나도 언젠가 다시 누군가와 함께하게 될까. 59세가 된 지금도 여전히 30대 때 꿈꾸던 이상형을 찾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의심스럽다. 가끔 모임에서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이 혹시나 복잡한 서류나 예민한 과거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먼저 겁부터 먹는 나 자신이 참 피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일상
결국 오늘도 동호회 공지를 확인한다. 매주 2만 원씩 쓰는 게 맞나 싶으면서도, 막상 안 나가면 진짜 고립될 것 같아서. 사람을 만나는 게 이렇게 숙제처럼 느껴지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가끔은 정말 다 때려치우고 혼자 조용히 여행이나 다녀오고 싶은데, 또 막상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사람을 찾는다. 이 굴레가 언제 끝날지, 아니면 내가 그냥 이런 식으로 적당히 사람들과 섞여 살게 될지 잘 모르겠다. 오늘도 단톡방에 ‘내일 시간 어떠세요?’라는 알림이 떴는데, 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일단 답장은 안 했다. 아마 내일 되면 또 씻고 나가고 있겠지.
유튜브 연예인들 보면서 생각해보니, 나도 어쩌다 이렇게 휩쓸려가는 기분인지... 59살에 30대 꿈을 계속 꾸는 게 정말 웃기네요.
카페에서 커피 마리는 것도 좋았는데, 3시간 앉아있으니 좀 지루하더라구요. 특히 사람이 너무 많을 때는 집중하기 힘들었어요.
사람을 만나는 게 숙제처럼 느껴지면, 혹시 본인만의 즐거운 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계신가요? 혼자만의 시간의 가치도 알아주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