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어플에서 돌싱이라는 사실을 꺼내는 게 왜 이렇게 무거운지

소개팅 어플에서 돌싱이라는 사실을 꺼내는 게 왜 이렇게 무거운지

처음 가입할 때 고민했던 것들

솔직히 돌싱어플이라는 게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그러니까 내가 가입 버튼을 누르기까지가 정말 오래 걸렸다. 다들 결혼정보회사라고 하면 보통 엄청난 가입비를 내고 들어가는 곳들만 생각하잖아. 근데 그건 나한테 너무 부담이었고, 또 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할 잣대라는 게 뻔해 보였다. 내가 50대에 접어들면서 느낀 건데, 이 나이에 누군가를 새로 만난다는 게 20대의 소개팅이랑은 차원이 다르더라. 그냥 어디서 가볍게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나 이혼했어요’라는 말을 어떻게 꺼내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지니까. 그래서 그냥 돌싱즈 같은 걸 깔아봤다. 적어도 여기는 다들 비슷한 상황이라는 게 전제되어 있으니까 처음부터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컸던 것 같다.

비용과 현실적인 불편함 사이

가입비가 없는 건 아니었다. 몇만 원 정도 결제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사실 이건 일반적인 결혼정보회사랑 비교하면 거의 공짜 수준이지. 그래도 막상 돈을 내고 나니 이게 무슨 짓인가 싶기도 했다. 어플을 켜면 내가 몇 킬로미터 내에 사는 사람이랑 매칭이 된다고 나오는데, 가끔 인천이나 경기도권에서 매칭된 분들 사진을 보면 참 마음이 복잡하다. 내가 이 나이에 앱으로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게 가끔은 비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너무 간절하기도 하고. 매칭이 되었다고 알림이 울려도 막상 대화를 시작하는 게 너무 힘들다. 누군가는 너무 쉽게 접근하고, 누군가는 지나치게 방어적이다. 결국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자녀 문제에 대한 솔직한 심정

이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진현근이라는 분이 소개팅에서 자녀 이야기를 솔직하게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나도 딱 그 심정이었다. 나한테는 아이가 둘이 있다. 둘 다 대학생이라 이제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누군가를 만나서 ‘아이 있다’고 말하는 순간 상대방 표정이 묘하게 굳어지는 게 너무 잘 보인다. ‘돌싱’인 것까지는 어떻게 이해해도 자녀 유무는 또 다른 문제인가 보다. 나는 그냥 사람을 만나고 싶은 건데, 누군가에게는 내가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커 보이는 거겠지. 어플 내에서 미리 정보를 적어두기는 하지만, 막상 톡으로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꼭 다시 물어보더라. ‘아이들은 누구랑 사세요?’ 같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매번 같은 대답을 반복하는 게 이제는 조금 지쳤다.

만나기까지의 기나긴 과정

한번은 정말 대화가 잘 통하는 분을 만났다. 일주일을 넘게 매일 밤 10시쯤 대화를 나눴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았다. 그런데 막상 얼굴을 보려고 하니까 겁이 덜컥 났다. 이게 어플 안에서는 환상인데, 실제 얼굴을 보면 그 환상이 깨질까 봐. 결국 약속을 잡았다가 내가 전날 취소했다. 그분은 ‘왜 그러냐’고 화를 냈는데, 내가 ‘사실 자신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니까 더 이상 연락이 안 오더라. 그게 50대 재혼 시장의 현실인 것 같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그냥 뒤도 안 돌아보고 끊어내는 관계들.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건지 아니면 원래 다들 이렇게 상처받으면서 사람을 만나는 건지 모르겠다.

앞으로 계속 써야 할지 의문이다

이제 폰에 깔린 어플을 지울까 말까 고민만 수백 번 한다. 사실 포브스에서 뭐 대상을 받았다고 광고를 해도, 나한테는 그저 핸드폰 속의 작은 창일 뿐이다. 누군가는 이걸로 결혼도 하고 새 인생을 산다는데, 나한테는 왜 이렇게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는지. 어제도 배달 어플 주소 목록을 확인하다가 문득 예전 결혼 생활 때가 떠올라 멍하니 앉아 있었다. 예전에는 결혼정보회사가 정말 든든한 울타리인 줄 알았는데, 막상 돌싱이 되고 나니 그런 곳은 가기 싫고, 그렇다고 어플에 의존하자니 내 인격이 깎이는 것 같고. 오늘도 그냥 습관처럼 어플을 켰다가 아무 말도 안 하고 꺼버렸다. 누가 말을 걸어주길 바라는 건지, 아니면 그냥 외로움이 익숙해진 건지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댓글 1
  • 아이 둘이 있으신 것 같아. 대학교 다니는 자녀분들 때문에 더 신경 쓰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