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여자친구와의 결혼, 한국 vs 일본 어디서 할까? 현실적인 고민들

일본인 여자친구와의 결혼, 한국 vs 일본 어디서 할까? 현실적인 고민들

일본인 여자친구와 결혼을 결심하고 나니, ‘그럼 결혼식은 어디서 올리는 게 좋을까?’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에서 할지, 일본에서 할지, 아니면 양쪽 다에서 챙길지. 처음에는 마냥 좋기만 했는데, 막상 준비 단계에 들어서니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자꾸만 튀어나왔다.

결혼식 장소,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작년 하반기에 만나 6개월 정도 만났다. 연애는 순조로웠지만, 문화 차이를 느낄 때마다 ‘이 사람과 결혼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스쳤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올해 어린이날 이후로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결혼식 장소였다.

1. 한국에서 결혼식 진행 시

장점:
* 익숙함: 한국 문화에 익숙한 나에게는 모든 절차가 익숙하고 편하다. 양가 부모님과 친척들도 한국에서 진행하는 것을 더 편하게 느끼실 가능성이 높다.
* 비용: 상대적으로 한국의 웨딩홀 대관료나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이 일본보다 합리적일 수 있다. 물론 강남의 고급 웨딩홀은 비싸지만, 지역에 따라 선택지가 다양하다.

단점:
* 일본인 친구/가족 참석 어려움: 일본에 계신 여자친구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한국까지 오는 것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최소 3~4일의 휴가가 필요하고, 항공권과 숙박비도 만만치 않다.
* 문화적 차이: 한국의 결혼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일본인 하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폐백이나 혼주 메이크업 같은 부분은 설명이 필요하다.

2. 일본에서 결혼식 진행 시

장점:
* 여자친구 가족/친구 참석 용이: 여자친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참석하기 훨씬 편하다.
* 일본 문화 경험: 한국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일본의 전통 결혼식이나 세레모니를 경험해 볼 수 있다.

단점:
* 높은 비용: 일반적으로 일본의 결혼식 비용은 한국보다 높다는 인식이 있다. 특히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의 경우, 웨딩홀 대관료, 피로연 비용 등이 상당할 수 있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평균적으로 한국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더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것도 지역과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 언어 및 문화 장벽: 한국에서 오는 나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 것이다. 언어 문제뿐만 아니라, 일본의 예절이나 절차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 나의 부담: 한국에서 하객으로 오는 내 가족들을 챙기는 것도 일이다. 항공권, 숙박, 현지에서의 안내 등 신경 쓸 부분이 많다.

3. 양쪽에서 각각 진행?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비용과 준비 과정이 두 배가 된다. 우리는 약 6개월 정도 만났고, 아직은 양쪽에서 각각 결혼식을 올릴 만큼 경제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마도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의 예산을 생각하고 있는데, 양쪽에서 제대로 하려면 최소 4천만 원 이상은 들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한쪽에서 먼저 하고, 추후에 다른 나라에서 작은 가족 모임 형태의 파티를 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예상 vs 현실: 이중 국적 문제

결혼하면 둘 다 이중국적이 되는 건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 한국과 일본 모두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한국인이 일본 국적을 취득할 때 원칙적으로는 국적 선택을 해야 한다. 다만, 혼인 관계를 통한 국적 취득 절차나 예외 조항이 있을 수 있으니, 이는 반드시 관련 기관(출입국관리소, 대사관 등)에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이 부분 때문에 초반에 살짝 혼란스러웠는데, 여자친구의 경우는 한국에서 일정 기간 거주하며 한국어 능력을 입증하면 결혼 이민 비자를 통해 영주권 취득 후 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내가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것은 절차가 훨씬 복잡하다.

결정의 순간, 나의 망설임

사실 처음에는 ‘무조건 한국에서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모두 보여주고 싶었고, 익숙한 환경에서 편하게 진행하고 싶었다. 그런데 여자친구의 어머니께서 한국에 오셔서 결혼 준비를 돕는 모습을 보니, 딸이 낯선 환경에서 결혼하는 것이 얼마나 걱정되실까 싶었다. 일본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면, 우리 부모님과 친척들이 불편해하시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동시에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며칠 밤을 설쳤던 것 같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선택은 ‘한쪽에서 먼저 하고, 추후에 다른 곳에서 작은 축하 자리를 갖는 것’이었다. 물론 비용이 더 들더라도 양쪽에서 제대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있지만, 우리 상황에서는 그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흔한 실수: 문화 차이에 대한 안일한 생각

많은 커플들이 문화 차이를 간과하고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결혼식처럼 양가 가족이 모두 모이는 큰 행사에서는 사소한 문화 차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식사 대접이 중요하지만 일본에서는 답례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있다. 이런 부분들을 미리 알아보고 조율하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내 주변의 한 커플은 일본인 배우자의 부모님께서 한국의 결혼식 풍경을 보시고 ‘너무 시끄럽고 정신없다’고 말씀하셔서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우리는 그런 일이 없도록 미리 여자친구와 깊이 대화하고 있다.

실패 사례: ‘간단하게 하자’는 말에 숨겨진 함정

한번은 여자친구와 ‘간단하게 양가 부모님만 모시고 식사나 하자’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그래도 결혼인데 어떻게 그렇게만 하냐’며 서운해하시는 분위기였다. 결국, 우리는 결국 웨딩홀을 알아보고 조금 더 격식 있는 결혼식을 준비하게 되었다. ‘간단하게’라는 말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경험이었다.

트레이드오프: 비용 vs 참석률

결혼식 장소를 결정할 때 가장 큰 트레이드오프는 ‘비용’과 ‘참석률’이다. 한국에서 하면 비용은 절감되지만 일본인 하객들의 참석률이 낮아질 수 있고, 일본에서 하면 많은 일본인 지인들이 참석하겠지만 비용 부담이 커진다. 우리의 경우, 현재로서는 비용 부담을 조금 더 우선시하여 한국에서 진행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결혼식이 다가올수록, 한국에 오기 힘든 여자친구의 할머니께서는 얼마나 서운하실까 하는 마음에 또다시 고민이 깊어진다.

결론적으로, 누구에게 유용한 조언인가?

이 이야기는 나와 같이 국제결혼을 준비하며 결혼식 장소 선정에 대해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커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인과 일본인 커플이라면 더욱 그렇다. 문화적 차이, 비용, 양가 가족의 참석 여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거나, 혹은 결혼식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혼인 신고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고민이 불필요할 수 있다. 또한, 특정 국가에서만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확고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현실적인 다음 단계

우리는 일단 한국에서의 결혼식 진행을 염두에 두고, 예산 범위 내에서 괜찮은 웨딩홀 몇 군데를 더 알아볼 예정이다. 동시에 일본에서의 결혼식 비용과 절차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여자친구와 부모님의 의견을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여쭤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게 가장 의미 있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댓글 2
  • 영주권 취득 루트가 있다는 정보, 정말 신기했어요! 여자친구분의 경우처럼 단계적으로 준비하는 게 훨씬 현실적일 것 같아요.

  • 양가 부모님 모두의 기대를 맞춰야 해서, 이런 고민들이 정말 쉽지 않네요. 특히 여자친구의 할머니께서 힘드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