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 점수라는 환상: 87점짜리 신랑은 정말 행복할까?

결혼정보회사 점수라는 환상: 87점짜리 신랑은 정말 행복할까?

최근 결혼정보회사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직원의 ‘배우자 지수’를 변호사급으로 상향 조정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84점에서 87점으로 3점 올랐다더군요. 업계에서는 이를 사회경제적 능력과 가정환경 등을 합산한 수치라고 설명합니다. 솔직히 말해볼까요? 이걸 보고 있으면 참 씁쓸합니다. 30대 중반인 제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런 점수 놀음이 가끔 화두가 되곤 합니다.

제가 아는 한 지인은 실제로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했다가 며칠 만에 탈퇴했습니다. 처음에는 ‘내 몸값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서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사가 제시한 조건들과 점수 체계를 보고 기분이 묘했다고 합니다. ‘이 점수가 나의 삶을 대변하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죠. 기대했던 건 진지한 만남이었는데, 돌아온 건 수치화된 성적표였으니까요. 이 경험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점수는 철저히 ‘상품 가치’를 매기기 위한 기준일 뿐, 인간적인 교감을 위한 지표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결혼정보회사 점수가 의미가 없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이 수치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호가하는 가입비를 내는 회원들에게 일종의 ‘필터링’ 역할을 합니다. 서로 비슷한 조건의 사람을 매칭해 시간을 아껴준다는 논리죠. 실제로 저도 직장인들끼리 만나는 모임이나 소개팅에서 이런 점수들이 암묵적으로 작동하는 걸 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수학적이지 않습니다. 87점짜리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그 사람의 성격이 87점인 것은 아니니까요. 많은 사람이 이 지점에서 실수를 합니다. 점수라는 지표를 맹신하여 정작 중요한 가치관이나 대화의 결을 놓치는 경우 말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시스템은 철저하게 통계와 확률에 기반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0대 남성 전문직군이 인기 있는 이유는 명확한 소득 수준과 안정성 때문인데, 이는 비교적 정량화하기 쉽습니다. 반면 인간미, 유머 감각, 위기 대처 능력 같은 건 점수화할 수 없죠. 그래서 예상외로 조건 좋은 사람끼리 만났다가 3번도 못 만나고 끝나는 사례도 허다합니다. 오히려 서로 조건이 완벽하게 맞물린다고 생각할수록 기대치가 높아져서, 작은 단점 하나에도 금방 실망하게 되거든요. 이게 바로 결혼 시장의 아이러니입니다.

제 주변을 봐도 그래요. 점수 따지며 만난 친구들은 관계가 삐걱거릴 때마다 ‘내가 이 점수 받고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나’라며 끊임없이 가성비를 계산합니다. 반면에 적당히 조건만 보고 자연스럽게 만난 사람들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좀 더 오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게 정답이라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효율성이 최고의 가치일 수 있으니까요. 다만, 저는 시스템이 정해준 점수에 자신의 삶을 끼워 맞추는 게 정말 현명한 결정인지 여전히 의문이 듭니다.

결국 이 조언은 ‘내 점수가 궁금해 가입해볼까’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나름의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수가 높으면 무조건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시스템은 사람을 만나는 도구일 뿐, 관계를 보장하는 보증수표가 아니기 때문이죠. 만약 결혼정보회사 고민 중이라면, 지금 당장 무언가를 결정하기보다 자신의 가치관이 무엇인지부터 종이에 한 번 적어보세요. 그게 점수보다 먼저일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조언 또한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편향된 시각일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댓글 4
  • 3점이나 올랐다는 게 좀 그렇네요. 제 친구도 비슷한 얘기를 하곤 하는데, 결국 사람의 본질은 숫자로 표현하기 힘든 것 같아요.

  •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요. 조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서로의 가치관이 맞지 않아서 결국 헤어졌거든요.

  • 점수라는 게 결국 숫자로 표현되는 사람의 본질을 놓치는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더라고요.

  • 점수라는 게 결국 사람의 매력을 숫자로 환산하려는 시도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