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뷔페에서 결혼식 하는 건 생각보다 복잡했다

호텔 뷔페에서 결혼식 하는 건 생각보다 복잡했다

처음 결혼 준비를 시작할 때는 막연하게 ‘요즘은 다들 스몰웨딩 하니까’라는 생각뿐이었다. 괜히 신도림라마다호텔웨딩 같은 큰 곳에서 공장처럼 찍어내는 예식은 하고 싶지 않았고, 적당히 맛있는 뷔페가 있는 레스토랑을 빌려서 우리끼리 조용히 파티처럼 하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장소를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하니까 그 ‘적당히’라는 기준이 참 모호했다. 종로 결혼식장 몇 군데를 둘러봤는데, 야외 공간을 빌려주는 곳들은 생각보다 대관료가 비쌌고 뷔페 퀄리티를 보장하기가 어려웠다.

장소 섭외가 생각보다 귀찮았던 이유

호텔 뷔페를 대관해서 하면 편할 줄 알았다. 판교 근처 호텔에 있는 ‘더카라’ 같은 곳도 고려해봤는데, 이게 그냥 밥만 먹는 게 아니었다. 전문 웨딩업체가 아닌 곳은 결혼식용 음향 장비나 조명, 심지어 버진로드로 쓸 만한 구조물도 하나하나 다 따로 섭외해야 했다. 결혼식장에서 하면 패키지로 묶여서 알아서 해주던 것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다 결정해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피로했다. 의정부 웨딩홀들을 돌면서는 ‘여기는 너무 예식장 같고, 저기는 너무 좁고’를 반복하다 보니 결국 스몰웨딩을 하려던 의도가 흐려지는 것만 같았다.

셀프 스드메의 늪

장소만 정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드레스랑 메이크업이 남았다. 웨딩 카페를 보니까 다들 셀프 웨딩 스드메를 추천하길래 나도 용기를 내봤다. 사실 드레스는 대여료가 5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로 생각보다 천차만별이었다. 종로 쪽 드레스 숍에 가서 입어보는데, 샵 직원분이 ‘스몰웨딩이시면 이런 가벼운 드레스가 나아요’라며 추천해 주시는 것들이 내가 생각했던 그림이랑 미묘하게 달랐다. 결국 내가 입고 싶은 디자인이랑 사진 찍었을 때 예쁜 드레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촬영 날까지 결정을 못 해서 애를 먹었다. 이게 업체에서 정해준 패키지였으면 그냥 전문가가 골라주는 대로 입었을 텐데, 모든 걸 직접 고르려니 결정 장애만 더 심해지는 기분이었다.

예상보다 길어진 준비 시간

보통 결혼식 2~3개월 전이면 다 끝난다는데, 우리는 장소 섭외만 두 달을 넘게 했다. 레스토랑 웨딩은 예식장처럼 보증 인원을 엄격하게 따지지 않아서 좋긴 한데, 반대로 식대 외에 부대비용이 계속 추가되었다. 꽃 장식 하나를 해도 전문 웨딩 업체랑 비교하면 가성비가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웨딩홀 패키지가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 이미 드레스 예약금은 걸어놓은 상태라 물릴 수도 없었다. 제주도 결혼식도 잠깐 고민했었지만, 부모님 모시고 비행기 타고 내려가는 거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서 바로 접었다.

의외의 곳에서 마주한 현실적인 고민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주차였다. 시내 레스토랑에서 하려니 하객들 주차 문제가 진짜 골칫덩이였다. 호텔 뷔페는 주차가 그나마 나은 편이라 선택지 안에 들어왔던 건데, 레스토랑은 공간이 협소해서 대중교통 이용을 안내해야 하는 게 미안했다. 결국 식장 선택의 기준이 ‘음식 맛’에서 ‘주차 편의성’으로 바뀌어버렸다. 예쁜 꽃 장식보다는 차 대기 편한 곳이 어른들께는 더 중요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준비를 다 마치고 지금 생각해보면, 남들이 하는 대로 할 걸 그랬나 싶다가도 막상 그 화려한 조명 아래서 줄 서서 하는 결혼식을 떠올리면 다시 마음이 바뀐다. 완벽한 결혼식이라는 게 애초에 존재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그냥 그날 하루 무사히 사고 없이, 밥이라도 맛있게 드시고 가시길 바랄 뿐이다. 지금도 웨딩 준비물 리스트를 보면 뭐가 빠진 것 같아서 불안한데, 이게 다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니게 될지 아니면 계속 아쉬운 마음으로 남을지 모르겠다. 일단 오늘까지는 드레스 가봉 수정 사항이나 챙겨야겠다.

댓글 3
  • 뷔페에서 결혼식은 퀄리티를 생각하면 가격이 좀 부담되네요.

  • 뷔페 대관은 정말 복잡하네요. 웨딩 업체들이 제공하는 패키지처럼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지는 않아서, 오히려 더 많은 결정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 와닿았습니다.

  • 드레스 고르는 거 진짜 힘들었어요. 샵 직원분 추천 드레스랑 제가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달라서 고민이 많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