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 제작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 제작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갑작스러운 교육 콘텐츠 제작 제안

얼마 전 회사 동료가 은근슬쩍 물어왔다. 요즘 HRD 업계에서 마이크로러닝이 대세라는데, 주말이나 퇴근 후에 소소하게 교육 영상을 하나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는 거였다. 평소 EBS 다시보기나 교육 관련 프로그램을 자주 챙겨보는 편이라, 나도 모르게 ‘그거 별거 있겠어’ 싶어 덜컥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때는 몰랐다. 이게 단순한 영상 촬영이 아니라, 기획부터 편집까지 모든 걸 혼자 짊어져야 하는 일종의 투잡이자 고된 노동이 될 줄은.

마이크로러닝의 함정

마이크로러닝이라는 게 짧게 핵심만 전달하는 거라 만만해 보였다. 10분 내외로 핵심만 짚으면 된다는 생각에 호기롭게 덤볐다. 그런데 막상 대본을 쓰고 마이크 앞에 앉으니,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그냥 말로 하면 금방 끝날 것 같은 내용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왜 그렇게 횡설수설하게 되는지. 다시 녹음하고, 또 잘라내고, 중간에 끊긴 부분 메꾸다 보니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 다시 헤드셋을 쓰고 앉아 있는 내 모습이 가끔은 좀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편집이 진짜 시작이다

녹음보다 더 큰 고비는 편집이었다. 5분짜리 영상을 하나 만들려면 촬영본은 거의 30분이 넘게 나온다. 버릴 건 버리고 핵심만 살리려니 눈이 빠질 지경이었다. 처음에는 프리미어 프로를 좀 다룰 줄 알면 금방 할 거라 생각했는데, 자막 하나 넣고 효과음 조금 넣다 보면 벌써 새벽 2시가 훌쩍 넘는다. 요즘은 유튜브에 워낙 잘 만든 교육 콘텐츠가 많아서, 어설픈 내 영상이 더 비교되는 기분도 든다. 솔직히 말하면, 이걸 계속해야 하나 싶은 의문이 매일 밤 든다.

생각보다 남는 게 적은 수익

이걸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지만, 들어가는 시간에 비하면 수입은 정말 소소하다. 플랫폼마다 다르지만, 대략 영상 하나당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를 받는 수준이다. 커피값 벌겠다고 시작한 일인데, 오히려 영상 편집용 소프트웨어 결제하고 마이크 새로 사고 하다 보니 지출이 더 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인재개발 분야에서 조금이나마 커리어를 쌓는다는 자기 위안을 삼아보지만, 주말에 온전히 쉬지 못하는 피로감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고민

결국 이번 달까지는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다음번에 또 이런 제안이 온다면 정말 고민해 볼 것 같다. 차라리 그 시간에 좋아하는 뮤지컬 ‘써니텐’을 보러 가거나, 아니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게 정신 건강에는 이로울지도 모른다. 성과급 문제로 매일같이 직장인 게시판이 뜨거운 요즘, 이렇게까지 해서 부수입을 만들어야 하는 게 맞는 건지 가끔은 씁쓸하다. 일단 만들기로 한 영상은 다 만들었으니 제출은 하겠지만, 이게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된 건지, 아니면 그냥 내 휴식 시간을 갉아먹은 것뿐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남들이 보면 투잡이다 자기계발이다 해서 대단해 보일지 몰라도, 집구석에서 혼자 끙끙거리는 이 시간은 생각보다 외롭고 고단하다.

댓글 1
  • 영상 기획 단계에서 콘텐츠의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는 게 중요하더라구요. 뻔한 영상은 아무래도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