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신 대화해준다는 소개팅 앱을 깔아봤다

AI가 대신 대화해준다는 소개팅 앱을 깔아봤다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이었다

요즘 하도 AI, AI 하길래 소개팅도 AI가 대신 해주는 시대가 왔나 싶었다. ‘미러’라는 앱을 깔아봤는데, 이게 진짜 내가 직접 대화하기 전에 내 AI 캐릭터가 상대방 AI랑 먼저 대화를 나눠서 궁합을 본다는 거다. 처음엔 좀 신기했다. 회사에서 점심 먹고 심심할 때마다 휴대폰을 켰다. 무료로 기본 기능을 제공한다고 하길래 부담 없이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잘 간다. 사실 내가 직접 낯선 사람한테 말 걸기가 좀 피곤하기도 했으니까. 20턴 정도 대화를 나눈다는데, 그동안 내 AI가 나를 얼마나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살짝 궁금하기도 했다.

낯선 이름들이 쏟아지는 사주 사이트들

앱을 좀 쓰다가 문득 예전에 봤던 사주 생각이 났다. 솔직히 말하면 연애가 내 마음대로 안 될 때마다 이름 풀이나 사주 궁합 같은 걸 찾아보게 된다. 네이버 신년운세 같은 건 매년 정초에 습관처럼 들어간다. 이번에도 ‘사주GPT’였나, 거기 들어가서 무료로 궁합을 좀 보려고 했다. 예전에는 동네 철학관 가서 몇만 원씩 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무료로도 잘 나오니까 굳이 돈 쓸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이게 또 너무 정보가 많으니까 오히려 더 헷갈린다. 아들 꿈해몽 같은 건 또 왜 그렇게 궁금한지, 새벽에 괜히 검색창만 두드리고 있다.

타로 카드 구매와 현실의 간극

한번은 타로 카드를 직접 사볼까도 고민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2만 원에서 3만 원대면 괜찮은 세트를 살 수 있더라. 근데 사놓고 내가 제대로 해석이나 할 수 있을까 싶어 장바구니에만 넣어두고 있다.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상은 해보는데, 막상 사면 서랍 구석에 박혀있을 것 같아서 선뜻 결제가 안 된다. 아이 사주나 별자리 운세까지 챙겨 보는 건 아니지만,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뭔가 하나쯤은 딱 떨어지는 답을 얻고 싶은데, AI가 분석해준 궁합 결과는 자꾸만 모호한 말들만 늘어놓는다.

공항 와이파이 잡듯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

불가리아 여행 갔을 때 공항에서 무료 와이파이 잡으려고 한참 서성였던 기억이 난다. 신호는 잡히는데 자꾸 연결이 끊기던 그 답답함. 지금 내 연애 상황이 딱 그렇다. AI가 대신 대화해주는 게 효율적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내가 직접 마주 앉아서 눈 보고 대화하는 건 대체할 수 없는 영역 아닐까. 어제는 앱에서 매칭된 결과가 꽤 좋다고 나왔는데, 막상 대화창 열고 “안녕하세요”라고 치려니까 손가락이 멈췄다. 이게 진짜 맞는 사람인지, 아니면 그냥 내 데이터가 만들어낸 환상인지 모르겠다.

여전히 남는 찜찜함

사실 프리미엄 기능을 쓰면 음성 통화나 이미지 생성도 가능하다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돈을 조금 더 써서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질 것 같진 않다. 어차피 연애라는 게 통계나 분석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가끔은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저지르는 게 답일 때도 있다. 요즘은 꿈을 자주 꾸는데, 며칠 전 꿈 해몽을 찾아보니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했다. 그냥 다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조금 더 고민해보기로 했다

딱히 어떤 선택을 내린 건 아니다. 앱은 일단 그대로 두고, 무료로 볼 수 있는 운세 사이트들은 매일 아침 습관적으로 새로고침 한다. 뭐가 더 나은지는 모르겠다. 직접 만나는 게 피곤해서 AI를 쓴 건데, AI가 내놓은 분석 결과를 해석하느라 또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이게 무슨 짓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당분간은 이 상태로 지내보려고 한다. 굳이 결론을 내릴 필요도 없고, 내일은 또 다른 운세가 나오겠지.

댓글 3
  • 운세 보는 건 재미로 해보려 했는데, AI가 분석해준 결과랑 진짜 상황이 다르게 느껴지네요.

  • AI가 대화해주면 편리하겠지만, 직접 대화할 때의 떨림은 없겠네요. 데이터로 판단하는 건 불안한 것 같아요.

  • AI랑 대화하는 소개팅 앱, 흥미로운데요! 사주GPT도 해보시면서 답답함을 느끼시는 모습이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