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후회 좀 했어… 30대 커플의 현실적인 여름 부산 데이트 후기

솔직히 후회 좀 했어… 30대 커플의 현실적인 여름 부산 데이트 후기

요즘 젊은 사람들처럼 무조건 핫플레이스만 찾아다니는 건 좀 부담스러워서, 저희 부부는 좀 조용하면서도 이야깃거리 많은 곳을 찾아다니는 편이에요. 지난 주말, ‘이번엔 좀 색다르게 보내자’ 싶어서 부산으로 2박 3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특히 첫날, ‘평범한 데이트 말고 뭔가 특별한 경험을 하자!’는 마음으로 좀 의욕적으로 코스를 짰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역시나 현실은 드라마와 같지 않더군요. (웃음)

기대했던 낭만, 현실은 땀범벅… 감천문화마을

둘째 날 오전, ‘부산하면 감천문화마을 아니겠어?’ 싶어서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어요. 알록달록한 집들과 골목길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고, 아기자기한 소품샵을 구경하는 로맨틱한 시간을 상상했죠.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8월의 부산은… 정말이지 ‘숨 막히는 더위’ 그 자체였습니다. 평일인데도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좁은 골목길은 인파로 북적였어요. 예쁜 사진 몇 장 찍으려는데, 땀이 비 오듯 흘러서 옷이 다 젖어버렸어요. 땀에 젖은 채로 땀에 젖은 사람들에 치여 다니니, 처음 상상했던 낭만적인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아, 그냥 빨리 시원한 카페나 가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했죠.

반전 매력 발견, 해운대 핫플 말고 ‘동네 맛집’

저희 부부는 좀 조용하게 식사하는 걸 좋아해서, 유명한 해운대 맛집보다는 골목 안쪽에 숨겨진 백반집을 찾아갔어요. 역시 이런 곳이 ‘현지 맛집’ 느낌도 나고 좋더라고요. 1인분 가격이 12,000원 정도였는데, 반찬 가짓수도 많고 하나하나 다 맛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갓 지은 흰쌀밥에 된장찌개, 그리고 제철 나물 반찬까지… 화려하진 않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솔직히 처음엔 ‘좀 허름한 거 아니야?’ 걱정했는데, 제 걱정이 무색하게 남편이랑 저랑 말없이 밥 두 공기씩 뚝딱했네요. (비용: 2인 식사 약 24,000원)

의외의 꿀잼, 보수동 헌책방 골목

감천문화마을에서의 실망감을 만회하고 싶어서, 즉흥적으로 보수동 헌책방 골목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저희 둘 다 책을 아주 즐겨 읽는 편은 아니라서 큰 기대는 안 했어요. ‘그냥 옛날 책 냄새나 맡아보자’ 정도였죠.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훨씬 흥미로운 거예요. 오래된 LP판 가게, 희귀한 잡지들을 파는 곳, 손때 묻은 고서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특히 남편은 옛날 만화책 코너에서 시간을 너무 보내더라고요. 1시간 남짓 구경했는데, 70년대 잡지 몇 권이랑 남편이 좋아하는 옛날 만화책 한 질을 5,000원에 구입했어요.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었죠.

이런 사람에게 추천해요, 이런 사람은 피하세요

이번 부산 여행은 ‘인스타 감성’이나 ‘완벽한 데이트 코스’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어요. 특히 여름철 부산은 생각보다 훨씬 덥고 습해서, 야외 활동 계획은 융통성 있게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저희처럼 너무 빡빡하게 일정을 짜면, 저처럼 ‘차라리 에어컨 빵빵한 집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실제로 마지막 날엔 결국 호텔에서 늦잠 자고 나왔다는…)

하지만, 화려한 곳보다는 숨겨진 맛집이나 오래된 동네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분, 예상치 못한 소소한 재미를 발견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특히 보수동 헌책방 골목은 정말 의외의 매력이 있으니, 책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 들러볼 만합니다. 다음에는 좀 더 여유롭게, 동네 골목길 위주로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완벽한 계획보다는, 현지에서 느끼는 그 순간의 분위기에 몸을 맡기는 편이 오히려 더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댓글 2
  • 백반집 된장찌개 진짜 맛있었나 보네요. 갓 지은 밥이랑 같이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드네요.

  • 땀에 젖은 채로 얼마나 답답했을지… 저도 여름에 부산 당일치기 할 때 비슷한 경험한 적 있어요. 좁은 골목길은 정말 정신없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