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하면, 주변에서 결혼 정보 업체 얘기가 좀 나오길래 ‘나도 한번 가볼까?’ 하고 마음을 먹었었다. 뭔가 되게 거창하고, 나의 이상형을 딱 맞춰서 데려다줄 것 같고 그랬으니까.
결혼정보업체, 처음엔 기대 반 설렘 반
처음 상담받으러 갔을 때, 상담사 분이 되게 친절하셨다. 내 이상형이 어떤 스타일인지,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셨는데, 마치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내가 생각했던 이상형이 ‘외모는 평범해도 좋으니, 유머 코드가 맞고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그런 분들 많으시죠. 저희 데이터베이스에 꽤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씀하셨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 드디어 나도 연애 다운 연애를 할 수 있겠구나. 이번에는 진짜 결혼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를 잔뜩 했었다. 비용도 뭐, 한번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좀 알아보니 1년 기준으로 200만원 정도 하는 곳도 있었고, 좀 더 고급화된 프로그램은 500만원이 넘는 곳도 있었다. 처음엔 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결혼’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곳이니까 이 정도 투자는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생각보다 복잡했던 매칭 과정
그래서 나는 200만원대 정도 하는 곳으로 일단 등록을 했다. 기대감을 안고 기다렸는데, 첫 매칭 결과를 받고 좀 당황스러웠다. 프로필 사진 몇 개를 보여주셨는데, 내가 생각했던 ‘평범한 외모’와는 좀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대화가 잘 통할 것 같다는 느낌보다는, 좀… 뭔가 어색한 느낌이랄까? 솔직히 말하면, ‘이 사람이 내 이상형이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상담사분께 다시 한번 내 이상형에 대해 설명하고, 왜 이런 매칭이 나왔는지 여쭤봤다. 그랬더니 “저희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확률이 높은 분을 추천해 드리는 건데, 실제로 만나보면 생각보다 잘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하시는 거다. ‘확률이 높은 분’이라는 말에 좀 찜찜했지만, 그래도 업체 측에서 하는 말이니 믿고 한번 나가보기로 했다. 첫 만남이었는데, 예상대로 대화는 잘 풀리지 않았다. 서로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정도만 겨우 이야기하고 헤어졌다. 시간은 약 1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오는 길 내내 좀 허탈했다.
엇나가는 기대와 현실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분명 프로필상으로는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했는데, 막상 만나면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어떤 분은 너무 자기 얘기만 하고, 어떤 분은 너무 말이 없고. ‘교제’ 단계까지 가기는커녕, ‘그냥 한번 더 만나볼까?’ 하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업체에서는 계속 “좀 더 만나보세요. 시간이 필요합니다.”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러다가 시간이 다 가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왜 여기서 이런 걸 해야 하나 싶을 때였다. 나는 그냥 좋은 사람 만나서 연애하고 싶었을 뿐인데, 여기서는 마치 스펙 좋은 사람을 찾아 헤매는 것 같았다. ‘이 남자, 키는 몇이고, 연봉은 얼마고, 부모님은 뭐 하시고…’ 이런 것들에 집중하다 보니,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지 점점 헷갈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별’이라는 단어도 떠올랐다. 이건 연애가 아니라, 뭔가 시험 보는 기분이었다.
결국, 업체 이용은 잠시 접기로
결론적으로, 나는 결혼 정보 업체 이용을 잠시 접기로 했다. 20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었기에, 이걸 그냥 버렸다고 생각하면 좀 아깝긴 하다. 하지만 앞으로 몇 달, 아니 몇 년을 더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는 못 하겠더라. 물론, 여기서 좋은 짝을 만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냥 예전처럼, 소개로 만나거나, 아니면 동호회 같은 곳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게 나한테는 더 맞는 것 같다. 물론, 또 언제 외로움을 느끼고 ‘그래도 업체 한번 더 알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지금 당장은 좀 쉬고 싶다. 어쩌면 ‘남자 결혼 적령기’가 늦춰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연애 잘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까 보다.
데이터베이스에 그런 분들이 있다는 말씀에, 제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유형을 찾는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제 경우에도 처음에는 뭔가 특별한 방법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비슷한 경험을 했었어요. 200만원은 큰 돈이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렵죠.
데이터베이스에 그런 분들이 계셨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업체에 관심을 가졌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의 조건이 있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