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중반, 친구들이 하나둘씩 결혼 소식을 전할 때마다 느껴지는 그 묘한 조급함은 저도 겪어봐서 잘 압니다. 저 역시 대전과 구미를 오가며 소개팅을 수십 번 나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들었던 생각은 ‘도대체 나는 왜 이 평범한 연애가 이렇게 어려울까’였습니다. 흔히 모태솔로이거나 연애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유튜브나 커뮤니티에서 보는 ‘연애 기술’은 사실 현장에선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이 결혼정보업체와 연애 어플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결혼정보업체는 가입비만 최소 20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을 호가합니다. 시간은 1년 단위로 계약하고, 보통 5~10회 정도 만남을 보장받죠. 반면 연애 어플은 월 3~5만 원 수준의 구독료로 수많은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만 보면 어플이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이지만, 여기엔 큰 함정이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어플로 만난 여성분과 3개월 정도 대화를 나누다 막상 현실에서 만났을 때, 상대방은 사진과 딴판인 사람이었거나 이미 여러 명과 동시에 연락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어플의 최대 단점인 ‘문어발식 만남’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지점에서 회의감을 느끼고 결국 결혼정보업체를 기웃거리게 됩니다.
제가 목격한 가장 흔한 실수는 ‘자신을 포장하는 법’에만 급급하다는 점입니다. 사실 상대는 내 화려한 직업이나 연봉보다, 대화할 때 얼마나 편안한지에 훨씬 민감합니다. 33살 모솔 의뢰인에게 서장훈이 했던 일침처럼, 말투나 태도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으면 어떤 좋은 조건을 가져와도 상대는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점수 따기에 급급해 억지로 유머를 던지곤 했는데, 오히려 분위기만 싸해지는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이게 맞나?’ 싶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았죠.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으니까요.
결혼정보업체는 확실히 ‘검증된 사람’을 만날 확률은 높지만, 시스템 자체가 굉장히 사무적입니다. 맞선 자리에 나가서 서로 이력서를 훑어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면 인간적인 감정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반면 어플은 ‘로맨스 스캠’이나 허위 프로필 같은 위험 요소가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은 어플에서 만난 사람에게 사기당할 뻔한 적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처럼 어떤 방식을 택하든 100% 만족스러운 결과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결국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중요한 건 ‘상대방을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것’입니다. 이 당연한 말을 실천하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이 대목에서 많은 사람이 길을 잃습니다. 어플에서 만난 상대를 가볍게 여겨 연락처를 대충 저장해두거나, 결혼정보업체에서 나온 상대를 조건으로만 판단하는 행위는 결국 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제가 실제로 겪어보니, 인간관계는 시스템이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 마음의 태도가 바뀌었을 때 우연히 커피숍에서, 혹은 동호회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이런 조언은 누구에게 유용할까요?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나, 소개팅 시장의 불확실성에 지친 분들에게는 적절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돈을 냈으니 무조건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비스에 과도하게 의존하려는 분들에게는 이 글이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업체나 어플은 도구일 뿐입니다. 저의 실패 경험을 돌이켜보면, 무언가에 의존하기보다 우선은 주변 사람들과 더 많이 대화하며 나라는 사람의 매력을 다듬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당장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이번 주말에는 소개팅 어플을 켜기 전에 평소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와 차 한잔하며 대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이 방법조차도 당신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소개팅 앱 켜기 전에 친구랑 차 한잔하는 것도 좋은 생각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스스로를 너무 돌아보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