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담받으러 갔다가 덜컥 결제까지 해버린 날
결혼 날짜는 다가오는데 거울 볼 때마다 얼굴형이 왜 이렇게 도드라져 보이는지 모르겠다. 평소엔 별생각 없다가도 드레스 투어 날짜가 잡히니까 마음이 급해졌다. 정자동 카페거리 근처에 워낙 에스테틱이 많아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친구가 말해줬던 곳이랑 여기저기 검색해서 나온 곳 몇 군데를 둘러봤다. 솔직히 청담동에 있는 유명한 곳들은 가격대가 1회에 20만 원은 우습게 넘어가서 예산에 맞지 않았다. 집 근처 정자동 쪽 에스테틱은 분위기도 깔끔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일단 상담 예약부터 잡았다. 상담 실장님이 얼굴형 관리를 받으면 붓기 빠지는 건 물론이고 라인이 달라진다고 하시는데, 사실 그런 말을 100% 믿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약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10회 권을 끊으면 좀 더 저렴해진다는 말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결제를 하고 있었다.
광교와 수원 어디쯤에서 고민했던 시간들
사실 광교 쪽 에스테틱도 고민이 많았다. 요즘 광교 호수공원 근처에 새로 생긴 샵들이 많아서 시설은 거기가 더 좋아 보이기도 했다. 주차도 편하고 관리받고 나서 카페에서 시간 보내기도 좋으니까. 그런데 막상 왔다 갔다 하려니 귀찮음이 발목을 잡았다. 수원 에스테틱 쪽도 알아봤는데, 내가 알아보던 곳들 중에는 문현주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 꽤 유명했다. 정자동에도 분점이 있다고 해서 좀 고민했다. 결국 익숙한 동네에서 다니는 게 제일 편할 것 같아서 처음 상담받았던 곳으로 마음을 굳혔다. 이동 시간 10분 줄이는 게 나중에는 엄청나게 크게 느껴지니까. 그래도 여전히 내가 잘 선택한 건지 가끔 의문이 든다. 더 저렴한 곳도 많았을 텐데 너무 덥석 문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윤곽 관리가 정말 드라마틱할까
관리를 받으러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은 ‘이게 진짜 효과가 있을까’ 하는 거다. 뼈를 깎는 것도 아니고 근육이랑 림프를 풀어주는 건데,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다. 관리받는 도중에는 꽤 아프다. 특히 광대뼈 주변을 압박할 때는 눈물이 찔끔 나는데, 예뻐지려면 이 정도는 참아야 하나 싶다. 보통 관리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퇴근하고 가면 녹초가 된다. 그래도 샵 안의 차분한 조명 아래 누워 있으면 잠이 솔솔 오긴 한다. 어제는 관리사분이 유독 붓기가 많다고 하시면서 얼굴 라인을 집중적으로 문질러 주셨다. 끝나고 나서 거울을 보면 확실히 턱선이 좀 정리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자기만족이겠지만 이런 미세한 차이에 꽤 큰 돈을 쓰고 있다는 게 가끔은 허탈하다. 남편한테 말하면 또 돈 낭비라고 할까 봐 비밀로 하고 있다.
30가지 넘는 시설이 있는 곳을 부러워하다
지나가다 보면 분당 더헤리티지 같은 곳들은 건물 안에 사우나, 찜질방, 에스테틱, 심지어 노래방까지 다 있더라. 그런 곳에 살면 굳이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겠다 싶어 부러웠다. 나는 에스테틱 하나 가려고 차를 끌고 주차 전쟁을 치르는데 말이다. 문득 결혼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나름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관리를 받는구나 싶다. 요즘은 피부관리실도 단순히 얼굴만 관리하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케어받는 기분으로 다니는 것 같다. 사실 그냥 집에서 홈케어 기기나 열심히 할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이미 10회 권을 다 써야 하니 꾸준히 가보는 수밖에 없다.
다음 달 드레스 투어를 앞둔 마음
이제 드레스 투어가 딱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관리를 3번 정도 더 받고 갈 수 있는데, 이게 얼마나 티가 날지 모르겠다. 샵에서는 효과가 확실히 나타날 거라고 하는데, 나중에 드레스 사진 찍었을 때 ‘아, 그래도 관리받길 잘했다’ 싶으면 다행이다. 만약 전이랑 똑같다면 조금 속이 쓰릴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딱히 다른 대안이 없으니까 그냥 이 샵을 믿고 다녀야지. 윤곽 관리라는 게 참 애매하다. 받고 나면 얼굴이 가벼워진 기분은 확실히 드는데, 그게 며칠이나 갈지 모르겠고 말이다. 어쨌든 돈을 썼으니 효과가 있길 바랄 뿐이다. 남들은 결혼 준비하면서 피부과도 가고 에스테틱도 다니고 바쁘게 움직이는데 나만 너무 늦게 시작한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일단 내일 예약된 시간에 맞춰 또 가봐야겠다. 퇴근하고 바로 가려면 벌써부터 조금 피곤하다.